7
Vol.

일상이 새로워지는 라이프 스타일

K-POP으로
새로워지는 일상

K-POP이 함께하는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다.

한국 언론보다도 더 빨리 한국 음악을 기사화하는 열정적인 미국인 칼럼니스트. 〈빌보드 (Billboard)〉와 〈퓨즈 (Fuse)〉에서 케이팝 리뷰와 기사를 쓰고 있는 제프 벤자민(Jeff Benjamin)을 만났다. 그가 말하는 K-POP부터 KCON까지, K-POP으로 새로워지는 일상에 대해 들어본다.

음악에 대한 글을 많이 쓰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음악을 챙겨 듣는 게 일과일 텐데, 당신의 하루 일상이 궁금하다. 쉴 때에도 음악을 즐기는 편인가?

보통 출근 전 아침에 헬스장에 들러 산뜻하게 하루를 시작하며, 운동하면서 뉴스를 확인하고 음악을 듣는다.
K-pop 신보는 뉴욕 시간으로 한밤중에 나오기 때문에, 주로 아침에 새로운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접하고 있다. 특히 러닝 머신 위를 달리면서 새로 나온
뮤직비디오를 챙겨보는 것을 좋아한다. 운동 후엔 퓨즈TV로 출근을 하는데, K-pop 뿐 아니 라 각종 음악에 대한 기사와 리뷰를 쓰는 게 나의 일이다. 함께
일하는 필진, 영상 프로듀서, 소셜미디어 에디터들과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회사 일이 끝나면 빌보드 K-pop 칼럼이나 다른 매체에 기고할 글을
작업하거나 외부 프로젝트를 마저 진행한다. 올해 들어 빌보드, 퓨즈 외에도 뉴욕타임스, 롤링스톤, 애플 뮤직, 틴보그에 글을 실었다. 텀블러, 프루덴셜
센터 등과 함께 K-pop 콘텐츠와 관련된 일을 하기도 했다. 업무를 마무리 지은 후에는 다시 헬스장에 가거나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한다.

언제부터 K-pop을 좋아하게 됐나?

유튜브가 인기를 끌고 대세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부터였다. 당시 내가 인정하고 따르던 음악 평론가 중 상당수가 한국 음악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들의 말을 반신반의했지만, K-pop에 대한 호평세례가 이어졌고 나 역시 한국 음악을 하나둘 찾아 듣게 됐다. 다음에는 뮤직비디오를, 그다음엔 라이브
무대를 보면서 K-pop 월드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K-pop 에 완전히 매료되어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건 애프터스쿨의 '너 때문에'를 듣고
나서부터다. 다양한 스타일(팝, 댄스, 힙합 발라드, 일렉트로닉)이 섞인 곡이었는데, 여러 장르의 음악을 즐겨 듣는 나로서 아주 흡족한 노래였다.
첫 K- pop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무조건 이 곡을 꼽는다.


한국 음악을 하나 둘 찾아 듣고
뒤이어 뮤직비디오를, 그다음에는
라이브 무대를 보면서 K-pop 월드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가장 좋아하는 K-pop 앨범은?

어려운 질문이지만.. 바로 떠오르는 앨범이 세장이 있다. 먼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Sound G는 내가 압도 당했다고 느낀 첫 번째
K-pop 앨범이었다. '아브라카다브라'가 보여준 엣지와 도발적 컨셉도
매우 인상적이지만, 앨범 전체가 다양한 사운드와 분위기를 완벽히
소화하고 있으며, 나 같은 음악 팬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f(x)가
발표한 Pink Tape 의 경우, 타이틀 '첫사랑니'도 훌륭하지만 수록곡
'Airplane', '미행'도 눈길을 끄는 웰메이드 곡들이다. 마지막으로
아이 유의 Modern Times가 있다. 아이유는 음악적으로 매번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 앨범에 특히 마음이 가는 이유는 내 개인적 취향(소울, 재즈, R&B 음악을 워낙 좋아한다)을 떠나 아주 매력적인 보컬과 감성을 담고 있어 서다. 이 앨범을 들으면서 아이유가 자기 자신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는 뮤지션이란 생각이 들었다.

악동뮤지션도 늘 재미있고 독특한 앨범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악동뮤지션의 Play는 지금껏 내가 접한 최고의 데뷔 앨범이다. 원더걸스(Wonder World, Reboot)와 2NE1(Crush)의 앨범도 수작이다. 빅뱅(Alive)과 애프터스쿨(첫사랑) 의 앨범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엔 세븐틴(데뷔 EP 이후로 훌륭한 앨범 수록곡들을 내놓고 있다)과 방탄소년단(Wings, 화양연화)의 앨범을 즐겨 들었다. 수란, 딘, 헤이즈의 R&B 앨범도 잘 듣고 있다. 팝음악에서 느끼지 못하는 걸 이들 음악에서 얻을 때가 있다.


한국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변하는 걸 지켜보는 건 정말
뿌듯하고 신나는 일이다.

저널리스트서, 또 리포터로서 여러 K-pop 아티스트들을 만나 왔다.
평소 만나는 사람들 중에 K-pop 리스너가 있는 지, 또 그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말해달라.

K-pop 칼럼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초반엔 K-pop을 듣지 않는 독자들이 당황스러워했고 낯설어 했다. 어떤 사람들은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에
호의적이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K-pop이 일시적 유행에 불과하니 너무 정성 들일 필요가 없다고들 했다. 그러나 나는 계속해서 K-pop을 이야기했고,
그러자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 했고, 이제는 K-pop이 내 아이덴티티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몇 년 만에 만난 사람들이 날 보면 한국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는 것을 봤다며 먼저 말을 꺼낸다. 자기 주변에도 K-pop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혹은 자기에게도 좋아하는 K- pop
아티스트가 있다고 얘기한다. 이 분야에서 6년 넘게 일을 해오면서, 한국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변하는 걸 지켜보는 건 정말 뿌듯하고 신나는 일이다.

K-pop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 컨텐츠나 라이프스타일에도 관심이 있을 것 같다.

K-pop은 음악 장르가 아니라 음악 씬이라고 생각한다. K-pop 팬들은 음악에만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뮤직비디오, 음악 프로그램, 버라이어티쇼, 드라마,
CF는 물론 자신의 아이돌이 좋아하는 음식에까지 애정을 갖는다. K-pop을 계 속 다루다 보니 나 역시 한국 문화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특정한
패션 요소를 받아들이게 됐고, 외모에 투자하 는 남자 아이돌을 따라 남성 뷰티와 헤어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아이덴티티와 뿌리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내가 배운 문화와 도덕적 가치의 상당 부분이 K-pop과 한국 사회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또 이러한 것들이 나의 외적인 모습과도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신은 다양한 K-pop 아티스트들을 잘 알고 있고,
글에서 음악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묻어난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을 진짜 즐기고 있다고 느껴진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아주 좋은 질문이다. 음악 저널리스트란 직업은 내 퍼스널리티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뉴욕대에 다닐 때 음악 비즈니스에서 음악 저널리즘으로 전공을 바꾸려고 한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아버지가 반대를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학창시절의 나는 매일 밤늦게까지 음악을 들었고 관련 기사를 읽었고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내가 쓴 글에서 애정과 열정이 느껴진다니 뿌듯하다. 실제로 음악은 나의 일부이자 언어로 표현되는 창의성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음악 비즈니스를 전공했지만 현재는 음악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SNS를 보면 아티스트들과도 가까운 듯하다. K-pop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면서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아티스트와의 만남은 각각 그 나름의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건 뉴욕패션위 크 때 뉴욕을 방문한 CL과의 인터뷰다. 솔로로서의 커리어와 포부를 다룬 첫 인터뷰였고, 그녀가 머물던 이스트 빌리 지 호텔에서 진행됐다. CL은 음악에 대한 생각과 함께 아시아 여성 모두를 대변하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했다. 인간으로서 더 큰 목적을 지향하고 그에 대해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

기자단과 한국을 방문해 ‘엠카운트다운’ 녹화장을 찾았을 때 몬스타X가 날 알아본 경험도 잊을 수 없다. 다른 기자들과 함께 계단을 오르고 있었는데, 몬스타X 멤버들이 옆을 지나가가게 됐고, 멤버 민혁이 나를 알아보고는 “여기서 뭐하세 요? 진짜 유명한 분이시네요!” 하더라. 나머지 멤버들과도 악수하며 응원의 말을 나눴다. 이후 몬스타X 매니저가 찾아 오더니 멤버들이 녹화 끝나고 다시 한 번 인사하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해줬다. 나는 물론 다른 기자들도 멤버들과 사진을 찍으며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몬스타X 멤버들이 보여준 친절함을 잊지 못할 것이다.

SNS상에서는 정용화와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빌보드에 씨앤블루 앨범 리뷰를 쓴 적이 있는데, 이 글을 그가 공유하 면서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고 멘션을 달았다. 그의 메시지가 맘에 든다고 그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냈더니 “You are real”이라는 답신이 왔다. 정용화처럼 다방면에서 인정 받는 아티스트부터 이런 말을 들은 건 아주 뜻깊은 일이었다.

6월 23~24일에 열린 KCON 2017 NY이 성황리에 끝이 났다. 무엇이 가장 인상 깊었나?

올해 KCON 2017 NY는 여러모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 먼저 베테랑부터 신인, 남성그룹과 여성그룹, 솔로 아티스트가 모두 어우러진 다채로운
라인업이 눈길을 끌었다. 올해 KCON 2017 NY가 역대 최대규모의 관중을 모은 것도 이러한 다양성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벤더와 부스가 늘어난
것도 눈에 띄었다. 개인적으로는 KCON.TV와의 인터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KCON.TV가 내게 인터뷰를 의뢰하고, 내 글을 접한 사람 들이 나와 만나
내게 질문하고 싶어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감동이고 영광이었다. 아직도 믿기지 않을 만큼 감사하다. 또 다시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KCON 2017 NY과 지난 KCON이 다른점이 있다면?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올해 행사에서는 모든 아티스트가 골고루 응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과거엔 헤드라이너나 특정 아티스트에 팬이 쏠리는
편이었는데, 올해에는 관중이 모든 참가 가수들에게 함성과 성원을
보낸다는 느낌을 받았다. 트와이스부터 하이라이트, NCT127까지 모든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설 때마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함성이 쏟아졌다.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

KCON 2017 NY
K-POP으로 설레는 시간, 함께하는 시간

7
Vol.

일상이 새로워지는 라이프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