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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마일리지로 택시 예매, 캐리어 구매까지… 베트남 영화관객을 사로잡은 한국인

2018.09.18

2018 베트남 영화 시장의 핫 키워드는 ‘리메이크’다. 이 중에서도 한국에서 흥행을 거둔 영화 ‘써니’, ‘수상한 그녀’ 등이 이 곳 베트남에서도 리메이크되어 호평 받았다. 가족 드라마 및 코미디 장르를 선호하는 베트남 관객들의 취향과 딱 맞아떨어진 결과다.

베트남 영화관 풍경을 어떨까? 실상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다. 베트남 1위 극장 사업자가 국내 1위 멀티플렉스 사업자인 ‘CJ CGV’이기 때문이다. 한국형 서비스에 현지화 전략까지… CGV 베트남 심준범 법인장에게서 CGV의 베트남 성공 비결을 들어 보았다.

-극장 황무지 베트남에서 컬처플렉스를 꽃피우다

▲ CGV 베트남 심준범 법인장

베트남에는 어떻게 가게 되었나요?

CJ ENM 음악사업부문에서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면서 동남아시아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베트남에서 플랫폼, 유통 인프라 및 매니지먼트 매니지먼트 영역에 사업 개발 기회가 많이 있음을 알게 되어 관심을 기울이던 중, 2014년부터 CGV 베트남 사업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CGV가 베트남에 진출하게 된 이유는?

베트남은 전체 인구에서 젊은 연령층의 비중이 매우 높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2011년 진출 당시, 문화 소비에 대한 니즈는 폭발적이라 박스오피스 성장률이 매년 15%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시설이 그 만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연 관람횟수가 0.15회로 낮아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 판단, 진출을 결정하게 되었지요. 사실 베트남이 한류 열풍의 발생지라는 점도 진출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주요한 사항 중 하나였습니다.

베트남 진출 시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현지 1위 사업자인 멀티플렉스 인수를 통해 베트남에 진출했지만, 초기에는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나 사업 관련 법규에 대한 이해, 우량 파트너사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고전했습니다.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인재 확보가 최우선이었습니다. 극장업에 대한 이해와 현지 영화 시장에 대한 경험이 많은 인재들을 찾는데 주력했습니다. 극장 운영부터 영업, 마케팅, 인사 등 체계적으로 조직을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육성하려 노력했습니다. 현재는 탄탄한 조직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극복, 이제는 현지 개발상들이 CGV에 극장 입점을 먼저 제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베트남에서 일하며 힘든 게 있다면?

직원 대부분이 영어에 능통하고 훌륭한 비즈니스 매너를 갖추고 있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다만 영어로 대화하다 보니 제 의도가 100%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는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한 번 더 확인을 합니다. 베트남은 형식보다는 내용에 보다 집중하는 편이라 업무 처리 속도가 상당히 빠릅니다.

-극장 마일리지로 캐리어 구매까지?!

▲ CGV 베트남에서 일하는 미소지기 모습

베트남에서 CGV가 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관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CGV가 진출하기 전에는 베트남에서 극장이란 말 그대로 단순히 영화라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장소였습니다. CGV는 문화 놀이터로서 다양한 관람 형태(특별관), F&B, 행사, 프로모션 등을 제안해 극장을 특별한 날 기념할 수 있는 장소로 변화시켰습니다. 즉, 야외에서 데이트하던 연인들이 극장 데이트를 선호하게 되고, 오토바이로 여행하던 가족들이 시네 바캉스를 즐기게 된 것입니다.

▲ CGV 베트남 매점 모습

▲ CGV 베트남만의 특별한 마케팅 사례 (좌)그랩 포인트 증정 이벤트 포스터 (우)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캐릭터 콤보 포스터

-CGV 베트남만의 특별한 마케팅 사례가 있나요?

CGV만의 멤버십 서비스가 있습니다. VVIP 회원 또는 휴면 고객 대상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인 ‘그랩(Grab)’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랩 포인트를 증정하고 있습니다. 또, CGV 마일리지 8백점으로 14만원 상당의 ‘아메리칸 투어리스트’ 캐리어를 교환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합니다. 이전에는 CGV에서 적립한 마일리지를 영화 관람, 매점 구매로만 사용할 수 있었는데요, 기존의 프레임을 깨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죠.

영화 캐릭터 콤보 시장을 개척한 것도 좋은 예입니다. CGV 베트남은 영화 캐릭터 콤보 세트를 매달 기획해 고퀄리티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블랙팬서, 킹콩 등 블록버스터 주인공이 부각된 콜라 탑퍼(Topper)를 수집하고 이를 SNS에 기념하는 ‘소확행’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영화 개봉만큼이나 CGV 콤보 출시를 기다리는 관객들이 많아졌습니다.

-CGV 베트남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색 메뉴가 있나요?

베트남은 ‘밥 대신 밀크티를 먹는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밀크티 열풍이 한창입니다. 밀크티가 프리미엄 음료로서 디저트 시장을 석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발맞추어 CGV에서는 직접 개발한 밀크티를 올해 1월 메뉴에 추가했는데, 론칭과 동시에 뜨거운 호응으로 대표 메뉴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CGV라는 별도 밀크티 매장을 오픈해 운영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해주는 관객들도 있었습니다.

대표 메뉴라 할 수 있는 팝콘도 현지화했습니다.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춰 짭짤한 치즈 팝콘에 단맛을 추가해 ‘단짠’ 치즈 팝콘을 선보인 것입니다. CGV 치즈 팝콘은 현재 베트남에서 판매 1위 팝콘입니다. 이 외에도 하노이에 위치한 CGV에서는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반미(bánh mì)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영화 시장을 글로벌 TOP5 시장으로 확대

▲ '찾아가는 영화제'에서 장학금을 수여하는 CGV 베트남 심준범 법인장

앞으로 베트남에서의 계획은?

2020년까지 매년 10개 이상의 신규 극장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베트남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대와 더불어 무엇보다 실질적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이어갈 예정입니다. CGV는 2012년부터 청소년을 위한 영화 창작 교육 프로그램인 ‘토토의 작업실’을 진행했고, 지난해부터는 청년 영화인 육성을 위한 ‘시나리오 공모전’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한-베 단편영화 제작 지원 프로젝트 등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 교류 증진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시작했습니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CGV는 10년 내에 베트남 영화 시장을 글로벌 Top 5 시장으로 확대 시킨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베트남 영화시장 내 선도 사업자로서 시장 전체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 분발할 계획입니다.

한국 영화 시장만 해도 20년 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성장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영화 시장 또한 이러한 성장이 기대되는 곳인데요. 그 중심에 한국의 기업, 한국인이 있다는 건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베트남 영화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CGV 심준범 법인장의 비전이 성취되길 기대해 봅니다.